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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일기/정신과에 가다

항우울제 브린텔릭스 복용 후기 - 2일차

by 달 은 2020. 3.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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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차 브린텔릭스 복용 후기

 

다행히도 어제의 심한 편두통은 오전에 말끔히 사라졌다.
어제 병원 다녀와서 낮잠을 세 시간이나 자서 평소 같으면 새벽 5-6시에 잠들었을 텐데, 어제저녁 약을 먹고 나서 울렁거림 때문에 사투한 시간을 제외하고 나면 그래도 일찍 잠든 편이다. 언제라도 토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에 화장실과 가까운 거실 소파에서 잠을 청했는데 새벽 5시에 잠깐 깼던 거 빼고는 아침 11시 반까지 푹 잤다.

 

" 떠오르는 수많은 걱정들 "

2일 차 아침 약을 먹어야 하기에 어제와 비슷한 시각인 12시 30분에 약을 먹기로 하고 볶음밥을 최대한 꼭꼭 씹어먹었다 (체한 건지 확실하진 않지만 미연에 방지를 위해).
밥이고 뭐고 별로 먹고 싶은 생각은 없다. 심한 무기력증이 우울증과 함께 왔기 때문이다. 평범한 일상생활을 할 수가 없는 정도가 되어 병원을 찾았던 것인데, 정말 자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하기가 싫다. 오후 내내 괜찮다가 저녁에 다시 아프면 어쩌지 걱정이다. 주말이라 병원에 연락할 수도 없는데.. 어제와 같은 심한 편두통이나 울렁거림은 없었다. 

그럼 어제는 정말 체한 증상이었던 걸까? 한편으로는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게 약을 먹었나 싶을 만큼 기분에 아무 변화가 없다. 어제 상담이 끝날 즈음에 선생님과의 대화가 생각난다.

 

" 너무 조급해하지 마세요 "

먹으면 바로 일생 생활이 가능할까요?
아니요. 그렇게 되는 게 아니에요 달은씨. 그렇게 되면 오히려 이상한거구요..
그럼 이 상태로 몇 주는 그냥 지켜만 보고 있어야한다는거네요?… 너무 무기력해서 참다 참다 내원 결심한건데.. 바로 좋아지는 약은 없나요?
원래 첫 몇 주 정도는 약이 자기 몸에 잘 맞는지, 다른 부작용은 없는지 알아가는 충분한 시간이 필요해요. 
……….
처방해 드릴 브린텔릭스라는 약이 다른 약들에 비해 부작용이 많이 완화된 약이긴 한데, 그만큼 효과도 미미할거에요. 갑자기, 빠른 호전 증상을 보이면서 기분이 팍 좋아진다거나 하는 건 오히려 치료에도 좋지 않아요. 
달은씨 같은 경우에는 지금 보자.. 적어도 6개월은 제가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천천히 차도를 보는 게 좋아요.
네... 그럼 잠이라도 잘 올 수 있게 해 주세요. 밤에 부정적인 생각이 너무 많이 들어요.
그래요. 이제 1주 차니까, 너무 약에 효과를 바라기보다는 약에 익숙해지는 습관을 들이면서 한번 잘 견뎌봅시다. 다음 주에 봬요. 
 

 

" 콘서타 처방해주시면 안 되나요? "

나는 무엇을 하기 전에 꼼꼼하게 정보를 취합하는 편이다. 이번에도 아니나 다를까 병원 예약을 하고 내원하기 전 매일매일 유튜브에 항우울제 약에 관한 정보를 찾아보았다 (정보 없이 무턱대고 무엇을 한다는 것이 두려운 것 같다).
 
콘서타라는 약이 아주 심한 무기력증에 효과가 정말 좋다고 해서 혹시 몰라 선생님께도 여쭤봤는데 나는 우울증이 먼저 치료되어야 하는 단계이지, ADHD 증상이 없어 적합하지 않다고 딱 잘라 말씀해주셨다. 콘서타 효능이 정말 정말 궁금하긴 했지만 우선 브린텔릭스를 처방받았으니 이에 대한 미련은 잠시 접어두기로.

 

 

" 이틀 째 효과는 미미 "

브린텔릭스 5mg은 정말 효과가 미미한 것 같다.
근데 플라세보 효과인지 뭐지… 정말 솔직히, 아주 솔직히 말하면 내 마음이 4~5% 정도는 긍정적이 된 것 같다.
그러나 알 듯 모를 듯 미미한 효과이다. 정말 아~~~주 약간이다. 단지, 약을 복용하기 시작했으니, 나아지겠지. 이런 마음이 스멀스멀 기어오르기 시작한 것 같다.

그래도 더 악화되는 것보다는 나은 걸 테니. 다음 주 목요일 전까지 꾸준히 챙겨 먹어봐야지. 오늘 저녁엔 울렁거리지 않아서 어제보다는 편하게 잠들 수 있을 것 같다.
 


2일 차 항우울제 일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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