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린텔릭스 5mg 3일 차 일기
또 자책감과 함께 아침에 눈을 떴다. 일어날 때 그 몽롱한 기분에는 아직 익숙해지지가 않는다.

10년 전에 했어야 할 일
약은 꼬박꼬박 잘 먹고 있지만 뭔가 10년 전에 했어야 할 일을 지금 하는 기분이다. 또 비난의 화살이 나한테 돌아간다.
10년 전부터 내 마음을 찬찬히 들여다보았다면, 증상이 이렇게 나빠지지만을 않았을 텐데 하고
아니, 그땐 20대 초반이라 우울증이 있었어도 인지하지 못했을 것 같다. 이것저것 할 것도 하고 싶은 것도 많았으니. 여튼 난 생각이 참 많다.
오늘도 느지막이 12시 반쯤 일어나서 뒹굴거리다가 아침을 먹고 1시 40분쯤 아침 약을 먹었다.
각성제가 아니라서 오후 좀 늦게 먹는다고 새벽까지 못 자고 그렇지는 않을 테니 너무 시간 맞추는 데에 신경 쓰지 않기로 했다.
어라?
평소에 아무것도 하기 싫어서 잠들었을 때는 제외하고 넷플릭스를 시청하며 시간을 보내는 편인데,
오늘 오후부터 드라마를 보는데 깔깔깔 하하하 하고 웃는 나를 발견하고 좀 어색했다.
원래 웃긴 드라마 봐도 이렇게 웃진 않았던 걸로 기억하는데?

한 가지 더 의아했던 것은 집안 가구 배치를 자꾸 새로 해보고 싶은 마음이 이었다.
디자인적인 건 둘째 치고, 내가 가구 배치를 하는 주된 이유는 집안 동선을 편리하게 하고 싶기 때문인데
지난 3개월 동안 침대에만 있어서 집안 동선 따위 신경 쓰지 않던 내가 이것저것 바꾸고 싶은 생각을 한다는 게 신기했다.
약의 효과일까, 마음의 변화일까
약의 효과가 나타나는 걸까? 어제오늘 이틀은 K와 함께 있어 이런 기분이 들었을 수도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내일은 K가 쉬지 않으니 나 혼자 있을 때 기분도 잘 지켜봐야겠다. 밤 11시에 K표 파스타를 먹고 바로 저녁 약을 먹었다. 약효가 아직도 정말 미미하지만 더 나빠지지 않고 있다는데 위안을 삼는다.
내 기분을 정확히는 잘 모르겠지만 브린텔릭스 복용 첫 날부터 커피를 끊어서 커피가 약간 땡기는 것 같기도 하다.
3일 차 일기 끝.
'환자일기 > 정신과에 가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 항우울제 브린텔릭스 5mg 복용 후기 - 6일차 (0) | 2020.04.06 |
|---|---|
| 항우울제 브린텔릭스 5mg 복용 후기 - 4,5 일차 (0) | 2020.04.04 |
| 항우울제 브린텔릭스 복용 후기 - 2일차 (0) | 2020.03.28 |
| 항우울제 브린텔릭스 복용 후기 - 1일차 (0) | 2020.03.27 |
| 만성 우울증과 싸우다 드디어 정신과 첫 방문한 후기 [1일차] (7) | 2020.03.25 |
댓글